
한국 5G 28GHz 주파수가 결국 회수된 이유의 핵심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보여주는 생활 이미지입니다.
5G 상용화 초기, 통신사들이 앞다투어 광고하던 ‘28GHz 초고주파 대역’을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영화 한 편을 1초 만에 내려받고, 증강현실과 자율주행 같은 혁신 서비스를 현실로 만들어 줄 핵심 주파수라는 기대가 컸습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 곁에는 오지 않았고, 결국 정부가 할당을 취소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또 통신사 약속이 헛된 말이었나’ 하는 아쉬움과 배신감이 들 법도 합니다.
28GHz 대역은 기술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5G 속도를 낼 수 있는 ‘진짜 5G’에 가까운 주파수입니다. 그럼에도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이 대역 투자에 극도로 소극적이었고, 결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부여한 기간 내 기지국 구축 의무를 채우지 못했습니다. 수천억 원짜리 면허권을 내려놓는 일이 쉽지 않았겠지만, 사업성이 불투명한데 억지로 끌고 가기보다는 회수를 택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국내 통신 시장에서 어떤 이유로 28GHz 주파수가 사장되었는지, 기술·사업·정책 측면을 차근차근 짚어봅니다. 막연히 ‘기술이 아깝다’는 반응을 넘어, 통신 산업의 구조적 난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 핵심 요약
- 28GHz 대역은 초고속·초저지연을 구현할 수 있는 5G 핵심 주파수였으나, 통신 3사가 의무 기지국 수를 크게 밑돌아 정부가 할당을 취소했습니다.
- 28GHz 전파 특성상 도달 거리가 짧아 전국망 구축 비용이 폭증하고, 이를 지원할 단말기와 핵심 서비스가 전무했습니다.
- 정부는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제재를 가했고, 결국 2022년 말부터 2023년 초 사이 모든 이통사의 28GHz 할당이 차례로 회수되었습니다.
- 주파수 회수는 국내 5G가 ‘속도 경쟁’보다 ‘커버리지 효율’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재편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글 순서
28GHz 주파수의 특성과 5G에서의 역할
28GHz 대역은 밀리미터파(mmWave)라고 불리는 초고주파입니다. 파장이 짧아 한 번에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량이 크고 지연 속도가 극히 낮아, 5G가 지향하는 초고속·초저지연 통신에 가장 적합한 주파수로 꼽혔습니다. 이론상 다운로드 속도는 LTE 대비 수십 배 빠를 수 있어, 스마트공장·자율주행차·실감형 콘텐츠 등 미래 서비스의 핵심 기반으로 설계되었습니다.
하지만 전파 도달 거리가 수백 미터 이내로 짧고 벽이나 창문 같은 장애물을 통과하기 어려운 물리적 한계가 뚜렷했습니다. 때문에 전국 서비스를 위해서는 수십만 개의 초소형 기지국을 촘촘히 깔아야 하며, 이는 곧 막대한 투자비를 의미했습니다. 기술적 잠재력은 누구나 인정하면서도 현실적인 장벽이 지나치게 높았던 셈입니다.
이동통신 3사 할당 및 구축 의무 조건
2018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 주파수 경매를 통해 28GHz 대역 800MHz 폭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 각각 분배했습니다. 이때 정부는 통신사들에게 3년 내 일정 수 이상의 무선국(기지국)을 구축하도록 하는 조건을 부과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각 사는 2021년 말까지 약 1만 5천 대 수준의 28GHz 기지국 장비를 설치해야 했습니다.
이는 3.5GHz 대역과 달리 ‘진짜 5G’ 체험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정책 판단에서 비롯됐습니다. 할당 조건에는 단순 설치 수량뿐 아니라 망 안정성과 서비스 개시 일정까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통사들은 당시 수천억 원에 달하는 할당대가를 납부하며 약속을 이행하겠다고 밝혔으나, 곧바로 현실적인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기지국 구축 실적 부진과 주요 원인
실제 각 사의 28GHz 기지국 구축 실적은 의무 수량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2021년 말 기준으로 이통 3사가 설치한 28GHz 기지국은 수백 대에서 천여 대 수준에 불과했고, 일부 사업자는 아예 전국망 투자를 중단하다시피 했습니다. 이는 의무 대비 극히 낮은 이행률로, 정부가 여러 차례 시정 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하는 배경이 되었습니다.
부진의 주요 원인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전파 도달 거리가 짧아 구축 비용이 3.5GHz 대비 수 배 이상 높았습니다. 둘째, B2C 시장에서 28GHz를 필요로 하는 유료 서비스가 전무했습니다. 셋째, 장비·단말 생태계 미성숙으로 인해 망을 깔아도 소비자 체감 효용이 낮았습니다. 결국 사업자들은 당장 손실이 큰 투자를 미루는 전략을 선택한 것입니다.
단말기 생태계 부재가 미친 영향
당시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28GHz 지원 모델 출시는 극히 더뎠습니다. 애플이 2020년 하반기 아이폰12 시리즈부터 미국향 모델에 28GHz를 지원했지만 국내 출시 모델에서는 해당 기능이 빠졌고, 삼성전자 역시 일부 프리미엄 모델에만 mmWave 안테나를 탑재할 뿐 전면적으로 확대하지 않았습니다. 일반 소비자가 28GHz 망을 쓸 수 있는 단말이 사실상 없었던 셈입니다.
단말기 없이는 아무리 빠른 망도 의미가 없습니다. 이통사 입장에서도 가입자 기반이 전무한 상태에서 기지국 투자를 선제적으로 늘릴 유인이 사라졌습니다. 정부가 장비·단말 생태계 조성을 함께 추진하지 못한 점도 회수 사태의 한 축을 담당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구분 | SK텔레콤 | KT | LG유플러스 |
|---|---|---|---|
| 할당 대역폭 | 800MHz (28GHz) | 800MHz (28GHz) | 800MHz (28GHz) |
| 할당대가 (추정) | 약 2,000억 원대 | 약 2,000억 원대 | 약 2,000억 원대 |
| 3년 내 구축 의무 | 약 1만 5천 대 | 약 1만 5천 대 | 약 1만 5천 대 |
| 실제 구축 수준 | 의무 대비 극히 저조 | 의무 대비 극히 저조 | 의무 대비 극히 저조 |
| 과징금·제재 | 수백억 원대 | 수백억 원대 | 수백억 원대 |
| 최종 결과 | 주파수 회수 | 주파수 회수 | 주파수 회수 |
※ 구축 의무 대수와 투자비는 추정치이며, 실제 사업자별 이행률은 공시된 자료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정부의 단계적 제재와 최종 회수 결정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1년 하반기부터 이통 3사에 28GHz 구축 이행 실태를 점검하고 시정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후 이행률이 개선되지 않자 2022년 상반기, 주파수 할당 취소라는 초강수를 경고하며 추가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통신사들은 일부 장비 발주로 대응했지만, 근본적인 사업 계획 변화는 없었습니다.
결국 2022년 11월, 과기정통부는 KT의 28GHz 주파수 할당을 전격 취소했고, 뒤이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대해서도 2023년 1월과 2월 각각 할당 취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는 국내 이동통신 역사상 주파수 할당 조건 미이행으로 면허가 취소된 첫 사례였습니다. 통신사들은 행정소송 등 대응을 고려했으나, 사실상 28GHz를 포기하는 흐름으로 정리되었습니다.
해외 주요국과의 비교
미국은 버라이즌과 AT&T, T모바일이 도심 밀집 지역과 스타디움 등 핫스팟을 중심으로 28GHz 및 39GHz mmWave 망을 조기에 상용화했습니다. 소비자용 고정형 무선 인터넷(FWA) 서비스와 결합해 수익 모델을 만들었고, 애플·퀄컴 등이 적극적으로 단말을 지원해 생태계가 빠르게 조성된 편입니다. 물론 여전히 전국망 수준은 아니지만, 용도가 명확한 영역에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일본은 NTT도코모 등이 28GHz 상용화를 꾸준히 추진 중이나, 전국 단위 서비스보다는 특정 구역 한정 서비스와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모양새입니다. 이처럼 해외에서도 mmWave는 망 구축 비용과 수익성이라는 공통된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다만 국내처럼 일괄 회수라는 극단적 결말보다는 조건 완화나 투자 기간 연장을 통해 지속 가능성을 타진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회수 이후 국내 5G 시장의 방향
28GHz 회수는 우리나라 5G 전략이 ‘28GHz 없는 5G’로 굳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통신사들은 3.5GHz 대역에 기반한 전국 커버리지 확대와 LTE·5G 듀얼 커넥티비티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고, 정부도 중저대역 추가 할당을 검토하며 속도보다 안정성 위주로 정책을 전환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기대했던 5G 속도’는 다소 흐려졌지만, 일상에서 쓸 수 있는 품질 안정화가 진행되고 있는 셈입니다.
다만 mmWave 기술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해당 주파수를 5G 외의 새로운 사업자에게 할당하거나, 연구개발·특화망 용도로 재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스마트팩토리 등 특정 분야에서 mmWave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입니다.
⚠️ 주의사항
- 28GHz 관련 정책은 추후 정부 재검토 또는 신규 사업자 선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드시 최신 공고를 확인하세요.
- mmWave를 지원하는 단말기라도 통신사 주파수 구성과 모델에 따라 실제 이용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단말 구매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 회수된 주파수 재할당 시 면허 조건과 사업자 의무가 크게 변경될 수 있으므로, 과거 조건을 기준으로 미래를 예단해서는 안 됩니다.
- 본 글에 언급된 투자비·기지국 수치는 정부 보도자료와 언론 추정을 바탕으로 하며, 사업자별 실제 재무제표상 수치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28GHz 도입 조건 체크리스트
개인이 이 주파수를 직접 활용할 일은 드물지만, B2B·특화망 등에서 mmWave가 다시 부상할 경우를 대비해 다음과 같은 점을 미리 확인해 두면 좋습니다.
- 서비스 지역이 실내 위주인지, 실외 밀집 지역인지에 따라 망 설계 비용이 크게 달라집니다.
- 단말 보급 현황과 호환성: mmWave 지원 단말이 필요한 용도에 부합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망 구축 주체와 유지보수 비용 부담: 사설망으로 구축할 경우 사업자 선정과 운용 계획이 필수입니다.
- 주파수 간섭 가능성: 인근에 동일 대역을 쓰는 다른 사업자나 실험국이 있는지 사전 조사가 필요합니다.
- 정부의 주파수 이용 정책 변화: 특화망 할당 조건과 기간이 수시로 변동될 수 있으므로 규제 동향을 살펴야 합니다.
- 장비 도입 비용 대비 효용: mmWave 장비는 아직 고가에 형성되어 있어 소규모 사업자는 ROI 분석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왜 28GHz가 5G의 핵심이라고 불렸나요?
초고대역 특성상 데이터 전송 속도가 매우 빠르고 지연 시간이 짧아, 증강현실·가상현실·자율주행 등 차세대 서비스에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이론적인 5G 성능을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주파수로 기대되었습니다.
Q. 통신사들은 왜 28GHz 투자를 포기했나요?
전파 도달 거리가 짧아 전국망 구축에 수조 원대 비용이 예상되었고, 이를 뒷받침할 단말기와 수익 서비스가 부재했습니다. 사업성 측면에서 선제 투자보다는 LTE·3.5GHz 망 강화가 현실적이라고 판단한 결과입니다.
Q. 이미 회수된 28GHz를 다시 사용할 수 있나요?
정부가 해당 주파수를 다른 용도로 재할당하거나 특화망 사업자에게 제공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다만 일반 소비자용 5G로 되돌릴 계획은 현재로선 발표된 바 없습니다.
Q. 해외에서는 28GHz가 잘 쓰이고 있나요?
미국을 중심으로 핫스팟 환경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으며, FWA와 결합해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전국망 서비스는 아니며, 국가별로 활용 수준에 차이가 큽니다.
Q. 우리나라 5G 속도는 앞으로 더 빨라질 수 없나요?
3.5GHz 대역 고도화, 반송파 묶음 기술 등으로 현행 5G 속도도 지속적으로 개선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mmWave 없이는 마케팅에서 흔히 말하던 수 Gbps 급 체감 속도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Q. 28GHz 주파수 회수가 일반 소비자 요금에 영향을 주나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으나, 통신사들이 신규 투자 부담을 덜게 됨으로써 중장기적으로 요금 안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반대로 혁신 서비스 출시 지연으로 소비자 편익이 감소할 우려도 있습니다.
Q. mmWave 기술은 이제 완전히 사장되는 건가요?
아닙니다. B2B 특화망, 군사·연구용, 초고속 무선 백홀 등 여전히 잠재 수요가 존재합니다. 정부와 산업계는 mmWave를 5G 어드밴스드 및 6G 시대에도 중요 기술로 보고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Q. 추후 통신사가 다시 28GHz를 신청할 수 있나요?
주파수 할당 공고가 새로 나오면 누구든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전과 같은 광범위한 의무 조건이 부과될지, 혹은 특화망 위주로 전환될지는 향후 정책 방향에 따라 갈릴 것입니다.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통신사나 정부 기관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지 않습니다. 주파수 정책 및 사업자별 현황은 수시로 변동될 수 있으므로, 중요한 결정 시에는 반드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시 및 해당 통신사의 최신 공지사항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